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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줄로만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리아 반 커크호브 기술수석은 6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검사 건수 대비 양성 반응 비율, 즉 양성률이 몇 주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커크호브 수석은 "각국에서 보고된 양성률은 지역마다 차이가 나지만 평균적으로 10%를 넘는다"며 "유럽에서는 양성률이 20%를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파리 올림픽에서도 코로나19 확산

특히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최소 40명의 선수가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커크호브 수석은 "프랑스 당국과 협력해 올림픽 기간 내 확산 방지 조처를 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재유행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5.1배 급증했습니다.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표본감시기관 2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는 7월 1주 91명, 7월 2주 148명, 7월 3주 225명, 7월 4주 465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병원체 검출률도 7월 1주 11.6%에서 7월 4주 29.2%로 증가해 같은 기간 17.6%포인트 급증했습니다. 7월 평균 검출률은 20.3%로, 6월(6.4%)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KP.3 검출률은 6월 12.1%에서 7월 39.8%로 급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과 소강 반복 전망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변화가 아닙니다. 미국 전역과 영국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는 독감처럼 풍토병화되면서 일 년에 두 번에서 세 번 정도 환자가 증가하는 시기를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반복적으로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번처럼 여름철에 주기적으로 확진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온이 오르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휴가철로 많은 사람이 모이고 이동하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속도가 붙기 때문입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KP.3, 미국에서 전파

이번에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우세종은 오미크론 하위 변종인 'FLiRT'입니다. FLiRT 변이는 KP.3, KP.2, KP.1.1 등을 포함하며, 이 중에서도 KP.3의 확산이 빠릅니다. 국내에서 검출률이 12.1%에서 7월 39.8%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KP.3는 오미크론 이후 나오고 있는 하위 변이 중 하나로, 미국에서부터 서서히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면역 회피 능력이 좋아지고 있지만, 중증도 등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P.3 변이는 미국에서 먼저 유행이 시작됐고, 현재는 KP.3의 하위 변이인 KP.3.1.1가 빠르게 전파돼 우세종이 됐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KP.3.1.1 변이가 약 28%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KP.3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의심 증상과 대처 방법

KP.3 변이에 의한 증상은 이전 코로나19 증상과 비슷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열, 콧물, 기침, 오한, 식은땀, 인후통, 두통, 근육통, 미각·후각 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CDC는 "코로나19 증상의 중증도는 어떤 변이 바이러스인지보다 개인의 기본 건강 상태와 면역력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여름철 흔히 나타나는 냉방병, 감기 등과 코로나19를 혼동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엄중식 교수는 "코로나19가 일반적으로 증상이 더 심하고, 쉬어도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때는 이동을 줄이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돼도 격리가 의무는 아닙니다. 다만 증상이 심하다면 바이러스 전파력이 남아있는 5일 정도는 타인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령층과 면역 약한 사람들의 주의사항

노인과 기저질환자 등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은 중증 질환으로 악화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엄중식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48~72시간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해 폐렴으로 진행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10월 중 코로나19 신규 백신을 도입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접종에 나설 계획입니다. 질병청 홍정익 감염병정책국장은 "이번에 신규 도입할 예정인 백신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KP.3의 조상 격이자 상반기에 상당히 유행한 오미크론 계열 변이 바이러스인 JN.1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라며 "JN.1 예방백신은 현재 유행 중인 KP.3 또는 KP.2에 대해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방을 위한 조치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사람 밀도가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과로나 수면 부족을 피해야 합니다.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해 코로나19 전파를 방지해야 합니다. 최근 이어지는 폭염으로 마스크를 미착용하는 경우가 많고, 휴가철 국내외 이동이 증가하면서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수족구병,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같은 감염병도 동시에 유행하고 있습니다. 질병청은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면역력 유지, 과로 및 수면 부족 피하기를 권고했습니다.

자가진단키트 판매량 급증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가정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약국 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케어인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7월 2127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판매량은 전주보다 43.8% 증가했습니다. 7월 28일8월 3일에는 증가폭이 62.0%로 더 커졌습니다. 7월 마지막 주 약국당 일일 판매량은 2.08개로 전주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판매량 증가에 따라 자가진단키트의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뒤 1000원대까지 내려갔던 키트 가격은 40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큰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와 보건 당국은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